이번 뉴욕 여행에서 제일 신경 쓰였던 게 숙소였다. 뉴욕의 숙소 가격은 정말 어마어마했는데 지금까지 여행했던 곳들 중 가장 비쌌다. 거기에 미국은 하와이도 그렇고 뉴욕도 그렇고 리조트피를 별도로 내야 하는 곳들이 많아서 더 부담스러웠음. 처음에는 4성급 호텔을 알아보다가 우연찮게 레지던스인이라는 숙소를 알게 되었고, 여러 위치 중에서 숙소 뷰맛집이라는 맨해튼/센트럴파크를 선택하게 되었다.
이 숙소를 선택한 이유는,
1. 별도의 리조트피가 없다. 디파짓도 없었음.
2. 세탁시설이 있다. (35층에 위치)
3. 레지던스라서 간단한 조리도구와 싱크대시설이 있다.
4. 위치가 센트럴파크 근처에 미드타운을 가기에도 좋다.
5. 방에서 바라보는 뷰가 정말 끝내준다.
6. 조식이 제공된다.
여행하면서 옷은 그때그때 세탁해가며 입는 스타일이라 세탁시설이 있는 게 중요했는데, 여기는 세탁 건조기가 있다고 해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예약은 가격이 제일 저렴해서 공홈에서 했고, 가장 저렴한 방으로 예약했다. 시티뷰 킹룸이었던 듯. 대부분 뷰 때문인지 그랜드 타임스퀘어뷰로 숙박한 후기가 많았는데 좀 늦게 예약하는 바람에 가격이 비싸서 제일 싼 룸타입으로 예약함.
요청사항에 높은 층, 얼리체크인, 메모리폼베개를 선택해놓았으나 실제 체크인해 보니 베개는 그냥 일반으로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았다. 층도 35층부터 시작하는 레지던스인에서 그리 높지 않은 45층을 배정받음.
비행기 도착시간이 오전 11시라 얼리체크인을 선택해 놓았었는데 뉴욕의 JFK공항 입국심사줄은 어마어마했고, 약 3시간에 걸친 기다림 끝에 호텔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후 3시가 넘어서 4시 체크인 시간과 크게 차이는 없었다. 그래도 한 시간 정도 일찍 체크인을 했는데 기다림 없이 바로 체크인이 가능했다.
룸 키를 받아들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방으로 올라가서 문을 열었는데.. 와.. 진짜 뷰가 끝내준다.
방이 작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걱정했지만 둘이서 지내기에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의 크기였다. 그리고 뷰를 보고 룸이 업그레이드되었다는 걸 알았다. 내가 선택한 룸타입은 시티뷰였는데, 제일 비싼 룸타입인 부분 센트럴파크뷰인 방이 배정되었다. 완전 럭키비키. ㅋㅋㅋ
같은 건물에 저층은 코트야드가 고층은 레지던스인이 있는 구조다. 그래서 로비에서 왼쪽은 레지던스인전용 엘리베이터, 오른쪽은 코트야드 전용 엘리베이터다.
로비직원들은 다 친절했다. 체크인도 체크아웃도 빠르게 착착 해주심.
엘리베이터에 붙어있는 안내문. 조식은 4층에서 요일별로 시간이 다르다고 되어있지만, 우리가 머물렀을 때는 3층에서 7시부터 10시까지라고 직원이 알려주었다. 4층에는 스타벅스가 있는데 머무는 동안 이용해 보지는 않음. 4층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면 왼쪽으로 바로 스타벅스가 보인다. 해피아워가 궁금해서 한 번 가봤더니 칵테일이나 뭐 이런 거 할인해 주는 것 같았음.
우리가 배정받은 45층 룸키. 잃어버리지 않게 잘 들고다님. 세탁시설 이용할 때 세탁실 문 여는데도 찍어줘야 하니까 꼭 잊지 말고 들고 다니자.
들어가자마자 창가 커튼을 열고 본 어마어마한 뷰. 진짜 너무 좋았다. 분명 시티뷰라서 빌딩숲을 예상했었는데 코너룸이어서 그런지 왼쪽 창가로는 센트럴파크가 보이고 정면 창으로는 빌딩숲이 보이는 멋진 뷰였음. 예약했을 때 봤던 부분 센트럴파크뷰 룸이 생각나서 찾아보니 맞다. 기대도 안 하고 있었는데 룸 업그레이드라니! 시작부터 기분이 좋았다. 로비직원 누군지는 모르지만 고마워요. ㅋㅋㅋ
사진을 찍어야지 해놓고 결국 제대로 된 방사진은 찍지않은 나란 사람.. 공홈에서 보던 사진과 똑같은 구조여서 공홈사진을 가져와봤다. 큰 킹 사이즈 침대여서 둘이 자기에 아주 충분했고, 콘센트와 침대테이블도 양쪽에 있어서 각자 전자기기 충전하기에도 좋았다. 캐리어는 28,26인치 두 개였는데 책상의자를 창가로 옮겨서 밥 먹거나 경치 볼 때 사용하고, 책상밑에 큰 캐리어를 펼치고 그 앞에 하나 펼치고 지냄. 움직일 때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
화장실도 딱 이렇게 생김. 저 세면대 테이블 옆으로 변기있음. 다만 세면대 높이가 너무 높아서 키 작은 사람이라면 사용하기 불편할 것 같았다. 미국 꺼는 다 높다더니 진짜 높음. 애기들은 사용하려면 발 받침대가 있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 그리고 수압이 약하다. 세면대는 그냥저냥인데 샤워기 수압은 약함. 필터같은건 안들고 갔는데 수압올려주는 샤워기가 있다면 챙겨가는게 나을 것 같다.
조식 사진. 조식은 간단하게 나온다. 쵸바니 요거트 (블루베리, 딸기, 바닐라, 플레인)와 스크램블에그, 베이글, 식빵, 채소, 과일류는 고정이고 핫케이크는 와플로 변경될 때도 있었다. 베이컨도 소시지와 번갈아 나오는 듯했다. 머무는 동안 베이컨은 한 번 먹어봄. 저 탄 것 같은 건 감자 야채 구운 것인데 쏘쏘.. 커피는 블랙커피가 기본이고 오트밀크, 두유, 그냥 우유, 2% 우유, 하프 앤 하프가 별도로 제공되니 원하는 대로 타마시면 된다. 차 종류도 많았음. 테이크아웃이 가능해서 원한다면 음료와 조식 아침을 챙겨나가도 된다.
방에서 바라본 해질녘과 해 뜰 때 모습. 진짜 여기는 뷰가 다하는 곳이다. 창가에 앉아서 라면을 먹어도 감성 맛집이 되는 마법.
멋진 뷰가 꼭 필요한 사람은 이 숙소를 강추한다. 가격도 다른 숙소에 비해서 많이 비싸지 않았고(물론 뉴욕에 한해서.. 다른 곳보다는 정말 많이 비쌈.. 하와이보다..), 위치도 좋아서 주변에 노숙자도 없었다.
하지만 몇 가지 단점도 있으니 이게 안 맞는 사람에게는 다른 숙소를 알아보라고 하고싶다.
내가 생각하는 단점은,
1. 세탁시설이 있지만 진짜 너무 더럽다. 처음 세탁하러 갔을 때 충격먹음. 기계는 LG로 겉으로는 깨끗한데 세탁기 고무의 곰팡이라 해야 할까.. 정말 할많하않... 고민 많이 함. 여기서 세탁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지만 옷이 없었기에 눈 질끈 감고 돌림. 세탁기 건조기 문을 사용 후 좀 열어놓으면 될 텐데 여기는 다 닫아놓는 것 같았다. 몇몇 기계에서는 정말 하수구 냄새가 남. 만약 사용하시려거든 제일 오른쪽 세탁기를 사용하세요.. 그나마 제일 나음. 건조기는 하단 왼쪽에서 두 번째.. 꼭.. 제 나름의 팁입니다.. 네.. 그리고 세탁세제가 없으니 챙겨가세요. 테크 넣으면 녹는 시트형태로 들고감. 로비에가면 준다던데 귀찮아서 챙겨갔다. 건조기, 세탁기 한 번 돌리는데 각각 3.5달러임. 카드로 결제하니 카드 챙겨가세요.
2. 전체적인 청결도. 레지던스라 그런지 4성급 호텔은 아니라서 그런지 후기에 청결에 대한 안 좋은 말들이 보였지만 뷰 하나 보고 결정했는데 정말 별로였다. 베개커버도 너무 더러워서 가져간 덮개가 아니었으면 잠도 못잘뻔했다. 물론 다음날 팁과 함께 베개커버와 이불 및 침대커버를 바꿔달라고 요청해서 교체했지만.. 첫인상이 그래서 그런지 교체된 것도 미덥지 않았음. ㅎㅎ 그래도 청소는 깨끗하게 해 주심.
이불이 정말 얇으니 추위를 많이 타시는 분은 별도로 작은 담요라도 들고가세요. 공기청정기인지 에어컨인지 나올 때는 추웠다.
그리고 이건 숙소의 문제가 아니라 숙박객의 문제긴 하지만, 처음 2일 동안 새벽 2시까지 한 번씩 진하게 나던 대마초 냄새. 정말 괴로웠다. 우리 옆방인 것 같았는데 3일째부터는 안 나서 다행이었음. 에어컨이 추워서 끄려고 해도 에어컨 바람이 나오면서 공기 순환이 돼야 냄새가 사라져서 끌 수도 없었음. ㅠㅠ
뷰는 정말 좋았지만 다시 뉴욕에 가게 된다면 그냥 테라스나 창문을 열 수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고 마음 먹음. (생각보다 통유리가 답답함)
청결도, 세탁시설 다 상관없으신 분들에게는 강추하는 숙소다. 센트럴파크도 가깝고, 타임스퀘어도 완전 가까움. 걸어서 10분 이내로 갈 수 있는 곳들이 많고, 숙소에 들러서 쉬었다 나갈 수도 있음. 그리고 무엇보다 소음이 없어서 좋았다. 타임스퀘어에 가까울수록 밤늦게까지 시끄러워 예민하신 분들은 이 숙소처럼 살짝 떨어진 곳에 가시길 바란다. 한 번은 밤에 타임스퀘어 갔더니 진짜 콘서트에 공사소리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음.
요약
1. 나는 숙소에서 바라보는 뷰가 중요하다!
2. 청결도, 세탁시설 필요없다!
3. 노숙자가 주변에 없고 소음이 심하지 않은 곳이 좋다!
4. 조식을 줬으면 좋겠다.
하신 분들에게 추천하는 숙소이다.